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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윈도우 vs 맥 | edited by Youngrok Pak at 6 years ago.

윈도우 개발환경 삽질기를 통해서 그럭저럭 맥을 버리고 윈도우에 이주하는데 성공했고, 그 뒤로 계속 윈도우만 쓰는 중이다. 쓰다보니 장단점이 다양하게 느껴져서 한 번 정리를 해보기로 했다. 

키보드 단축키 체계

맥을 쓰는 동안 윈도우를 간간이 맛보면서 예상했던 것은 맥의 키보드가 인체공학적(?)으로 좀더 유리하긴 하지만 윈도우의 키보드도 장점이 많아서 쌤쌤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막 막상 윈도우에 적응해갈수록 맥의 단축키 체계가 낫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맥 단축키 체계의 장점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모든 앱에서 핵심 단축키가 동일하다.
  • 대부분의 핵심 단축키가 Command 키와 일반키 1개의 조합으로 해결된다.
    • Command 키는 엄지로 누르기 때문에 새끼손가락으로 눌러야 하는 Ctrl보다 손가락이 편하다.
    • 일반키 외의 특수키들은 노트북마다 많이 다른데 특수키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키보드를 보지 않고 누를 수 있다.
    • 핵심적인 동작은 대부분 Command 키 하나로 해결되기 때문에 단축키 외우기가 쉽다.
  • 앱과 앱 내 윈도우를 구분해서 이동할 수 있어서 전환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후보 중에 고를 수 있다.
  • 터미널 사용할 때 Ctrl + C와 Command + C가 공존 가능하다.

모든 앱에서 핵심 단축키가 동일하다는 것은 사실 당연한 거여야 하는데 윈도우에서는 당연하지 않다. 일단, 맥에서 공통으로 쓰이는 단축키들을 보자. 모두 Command와의 조합이다.

  • C, V: 복사, 붙여넣기
  • Tab: 앱 전환
  • `: 앱 내 창 전환
  • Left, Right: 줄 처음, 끝
  • T: 탭 열기
  • W: 탭, 서브 윈도우 닫기
  • Q: 앱 종료
  • ,: 설정
  • N: 새 문서
  • O: 열기
  • S: 저장

이 중에 윈도우도 일관성이 높은 것들이 있긴 하지만 복사, 붙여넣기 같은 흔한 동작조차도 윈도우에서는 예외가 존재한다. 터미널 류의 프로그램들은 Ctrl + C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Shift + Ins 등의 단축키를 사용하는데 그것도 프로그램마다 살짝 다르다. 리눅스도 이 문제는 마찬가지다. 설정 여는 단축키가 동일하다는 것도 매우 강력한 장점이다. 심지어 메뉴 위치까지 동일하다. 탭 닫기와 앱 종료하기도 일관성이 높아서 편리한데, 윈도우는 최근 맥과 유사하게 Ctrl + W와 Ctrl + Q를 지원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Ctrl + F4와 Alt + F4가 공존한다. 

그리고, 윈도우와 달리 대부분 일반키로 조합이 되기 때문에 눈으로 보지 않고 다 누를 수 있다. 여기서 잠시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가자면, 일반키는 영문자와 숫자에 백스페이스, 탭, 화살표, 엔터 등의 필수키를 합한 것을 지칭했다. 이 키들은 거의 모든 키보드에서 동일한 위치에 있고 모든 OS에서 동일한 역할을 한다. 이런 일반키를 제외한 나머지를 특수키라고 지칭할 것이며, 펑션키, Home, End, Page Up, Page Down, Insert, Delete 등을 말한다. 일반키는 위치와 역할이 항상 동일하기 때문에 손쉽게 누를 수 있다. 하지만 특수키는 노트북의 경우 위치가 다 제각각이라서 기억하기도 어렵고, 역할도 OS마다 다르다. 이런 특수키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맥북은 펑션키 이외의 특수키를 과감하게 빼버려도 별 문제가 없었고, 이제는 펑션키마저 거의(?) 없애고 있다.

윈도우에서 특수키가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맥에서 조합해야 하는 것을 하나의 키로 누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이 장점은 데스크탑의 시대에 표준화된 101키 호환 키보드를 쓸 때는 명확했다. 하지만, 노트북의 시대가 되면서 이 장점은 단점으로 바뀌었다. 윈도우에서 101키를 쓸 때 편리했던 Home, End, Page Up, Page Down 등이 노트북으로 오면서 도리어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술한 것처럼 특수키의 위치가 일관성이 없고 제각각인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101키에서 누르기 쉬웠던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101키에서는 특수키들이 적절한 여백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이를테면 프로그램 종료 단축키 Alt + F4는 101키에서 F4와 F5 사이에 간격이 있기 때문에 보지 않고도 손으로 조금 더듬거리면 정확하게 F4를 누를 수 있다. 101키에서 화살표 위에 있는 6개의 특수키도 따로 분리되어 있기 떄문에 그 공간을 이용해서 정확하게 누를 수 있어서 Delete키가 그토록 편리했던 것이다. Home, End는 단독으로 누를 때도 있지만 Ctrl 등과 조합해서 쓰기도 했는데 그래도 편했던 것은 안 봐도 누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트북 키보드에서는 안 보고 누르기가 매우 어렵다. 정말 노트북 브랜드마다 아무렇게나 처박아놓았고, 인접한 키랑 구분이 안된다.

창 전환도 윈도우는 서브 윈도우도 다 같이 Alt + Tab으로 전환하는데, 맥은 Command + 탭으로는 앱 전환, Command + `은 앱 내 윈도우 전환으로 나뉘어 있다. 윈도우가 일관성이 높아서 편할 듯 싶기도 하지만, 작업할 때 보통 5~8개의 앱을 쓰고 그 중에 두세 개의 앱은 1~3개의 서브 윈도우를 쓰는 상황에서 10여개의 창 중에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고르는 것보다는 먼저 5~8개 중에 한 번 고르고 1~3개 중에 한 번 고르는 게 더 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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